도시는 세계 지속가능성 의제를 이끄는 최전선에 있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의 70%가 도시에 거주할 전망이며 따라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도 궁극적으로 도시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 기대된다. 세계의 도시정부들은-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도시를 중심으로- 야심차게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비전을 내세우며 도시의 경쟁력, 자원의 효율성 활용, 회복탄력성, 사회적 포용성을 높이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의 지도자로서 막상 이러한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기란 정말 어렵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선적으로 건축, 에너지, 교통, 통신, 수자원, 위생 및 폐기물 관리 서비스 등도시 인프라 전반에서 계획, 건설 및 운영 등의 구조를 개혁해야 하고 각 시스템들 간의 상호 연계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날처럼 세계 경제 위기로 민간 부채가 증가되고 공공부문의 재정과 자원이 감축되는 상황에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최근 멕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약 2030년까지 전 세계 도시의 인프라 건설에 약 57조 달러의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 한다. 기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세계 기반 시설 전체를 합친 비용보다 높은 금액이다. 이는 전 세계 공통의 이슈로 선진국은 낡은 인프라를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한 투자가 시급하고, 개발도상국은 도시의 급속한 인구증가를 대비하여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대규모의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 나아가 새로운 인프라 기술이 발달하고 기술 간의 상호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시스템 전체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오늘날 많은 도시 정부들은 친환경 건축, 도시환경에 알맞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기술 도입, 스마트 전기망 구축, 전기차 시장발전 등의 정책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각각의 정책들은 모두 에너지 사용과 배출을 줄이고 도시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정책 수단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개별적인 요소들간의 상호 연계성이 높아 저탄소 도시 인프라 기술의 적정 효율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관점을 가지고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

반면 기업들은 지속가능성 의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와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한 경험이 있으므로 도시가 당면한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이상적인 비전을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계획으로 만드는데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기업은 특정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기술력, 관리 서비스, 재정 솔루션 등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가 지속가능성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도시시스템 전반을 최적화시키는 전략을 마련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선진기업들이 세계도시가 당면한 복잡한 과제들에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서 솔루션은 주로 기존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들로 스마트 전력망, 스마트 상수관망, 스마트 교통시스템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환경 개선 효과와 운영 효율을 동시에 높이고 향후 대규모의 신규자본 투입의 필요성을 지연시키거나 낮출 수 있다.

도시는 오랫동안 민간기업에게 솔루션이나 서비스 제공을 위탁하여 왔고, 기업은 도시의 대규모 인프라 개발 시 디자인, 건설, 운영 및 관리 전반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전통적인 모델에서 기업은 주로 도시계획 및 실행 과정의 후반부터 참여하여 계획 초기에 전략적 조언을 하거나 혁신적인 솔루션을 마련하는데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있었다. 따라서 초기 계획단계부터 기업의 참여를 도모하는 새로운 방식의 모델 개발을 통하여 혁신적인 해결방안 모색과 효율적인 의사결정 등을 이룰 수 있도록 민간영역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새로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음 담화는 도시의 지속가능성 의제를 실현하기 위해 전방에서 뛰고 있는 기업과 도시정부를 대표하는 두 기관 간의 인터뷰 결과로 기업의 대표로서 WBCSD의 주요 활동과 노력, 지속가능한 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한 도시정부와 민간기업 간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하여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