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메뉴 열기/닫기

서울 정책아카이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정책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등록일 2015-05-27 분류 도시계획 글쓴이 scaadmin
작성자
민현석 연구위원
소속
서울연구원
작성일
2015-05-27
최종수정일
2016-10-10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사업의 배경 및 목적

침체된 도심지역에서 디자인・창조산업을 도심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고 디자인・창조산업의 세계적 발신지로서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네트워크을 구축하는 한편, 동아시아 문화·관광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건립사업이 추진되었다.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하여 창조적 미래디자인 육성, 디자인 비즈니스의 전략적 거점 조성, 디자인 지식의 글로벌 수·발신체계 구축, 디자인 전문가 네트워크의 플랫폼 구축, 문화예술 활동의 중심지 조성, 관광브랜드 창출을 위한 국제적 랜드마크 조성, 창조환경과 장소정체성 구축, 도심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8가지 전략목표가 수립되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새로이 개관한 후의 전경 모습
출처: 서울시, http://infra.seoul.go.kr/
<그림 1>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경
 

동대문 지역의 역사문화적 배경

① 동대문 지역의 한양도성 훼철

DDP가 조성되는 지역에는 조선시대 도시방어시설로서 한양도성이 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근대적 무기와 전술의 발달, 새로운 교통수단의 출현과 도시의 외연적인 확장 등으로 성곽의 철거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성곽의 훼철이 시작된 것은 1889년 서대문과 청량리간의 전차가 놓이면서부터이다. 이후 일본 왕자의 서울방문을 계기로 1908년 동대문 부근의 성벽이 파괴되었고, 1924년 히로히토 당시 일본 왕세자의 결혼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경성운동장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동대문과 광희문을 연결하는 성벽이 무계획적으로 파괴되었다. 이후 동대문 성벽 주변으로 민가 건축이 확산하면서 성벽 훼손은 더욱 심해졌고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무허가 건물이 난립하는 등 이 지역의 성곽 파괴도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② 훈련도감과 경성운동장

한편 한양도성과 함께 이 지역에는 조선시대 군사훈련을 담당하는 훈련도감의 분영인 하도감, 화약제조 기관이었던 염초청이 자리하고 있었다. 1925년 동대문운동장의 전신인 경성운동장을 건설하기 위하여 이 지역의 성벽을 비롯한 주변 건물들을 철거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체육시설로 조성된 경성운동장은 육상경기장, 야구장, 정구장, 수영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해방 후 1948년 경성운동장은 서울운동장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국가의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광장의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1984년 잠실종합운동장이 생기면서 운동장의 명칭이 동대문운동장으로 변경되었고 기능도 크게 축소되었다.

③ 동대문 상권의 형성과 발전

동대문 지역의 상권은 조선후기 배오개를 중심으로 시장이 자생적으로 형성되면서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1905년 광장시장이 조성되면서 근대적 시장으로 발전하였으며 1960년대 평화시장을 중심으로 주변지역에 봉제공장이 들어서면서 의류산업의 집적지인 동시에 전국단위의 도매상가가 되었다. 한편 1998년 종합패션 쇼핑몰인 밀리오레가 들어서면서 최신유행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신흥소매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사업의 추진경위

도심재창조 종합계획 수립

세계와 만나는 글로벌 서울의 중추로서 600년 역사의 품격과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쉬며 매력과 활력이 넘치는 도심을 조성하기 위하여 2006년 도심재창조 종합계획이 수립되었다. 이 계획에서는 도심부 전체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4개의 남북축과 주요 정비거점이 제시되었다.

DDP는 대학로~흥인지문~동대문지역~남산을 연결하는 복합문화축의 거점지역으로 계획되었다. 이 계획에서는 시설 노후화로 기능이 저하된 동대문운동장 부지를 도심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하는 한편, 부지의 일부를 활용하여 세계적인 디자인·패션산업의 중심으로서 관련 문화산업을 선도할 DDP 건립을 제시하였다.

문화가 살아 숨쉬며 활력이 넘치는 도심을 조성하기 위해 도심재창조 종합계획이 수립되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대학로에서부터 남산을 연결하는 복합 문화축의 거점지역으로 계획되었다.
출처: 서울시(2007), 도심재창조 종합계획
<그림 2> 도심재창조 종합계획 (도심문화축)

동대문운동장공원화 사업계획 수립

2006년 7월 도심재창조 종합계획의 수립과 함께 도심 4대축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서 ‘동대문운동장공원화사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노후한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고 상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하여 동대문 패션·디자인 문화관을 설치하며 지하공간 연결을 통해 상업문화 활동을 촉진하는 사업계획을 수립하였다. 한편 해당부지 내 서울성곽 및 문화재 발굴·복원을 위하여 2006년 8월 문화재 지표조사, 성곽복원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이 추진되었고 9월 18일 사업을 공식발표하였다. 사업비는 총 243억 원으로 산정되었고 예비비로 문화재 지표조사 4천만 원,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연구비 1억 8천만 원을 책정하였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설계 및 시공

2006년 11월 서울시는 DDP 사업의 홍보와 시민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민아이디어 공모를 추진하였다. 공모를 통해 제안된 아이디어는 국제지명초청현상설계경기의 지침에 반영됨으로써 시민의 아이디어가 DDP 사업 계획에 반영되는 계기가 되었다. 2007년 4월 현상설계경기를 공고하고 당해 8월에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설계안이 당선작으로 확정되었다. 2007년 12월 동대문운동장의 철거공사가 시작되었고 2009년 3월 삼성물산이 건축 시공에 들어갔다. 같은 해 10월 27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먼저 개장하였으며 2014년 3월 21일 DDP가 개관하였다.

DDP의 설계 및 시공의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출처: 서울시(2013),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 사업편
<그림 3>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계획안

 

사업의 중요내용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2014년 3월에 개관한 DDP는 현재 서울의 디자인・창조산업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로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향후 국제적 수준의 디자인・창조산업 전시 및 컨퍼런스를 유치함으로써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 운영을 통해 세계의 디자인・창조산업 트렌드가 선보여지고 전파되는 거점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DDP에는 크게 알림터, 배움터, 살림터의 3개 동으로 구성된 시설 내에 다목적 전시·컨벤션홀, 국제회의장, 디자인박물관, 디자인전시관, 디자이놀이터, 디자인랩, 방문자를 위한 편의시설 등이 마련되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시공되었다.
출처: 서울시(2013),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 시공편
<그림 4>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조성

DDP 동측에 위치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낙산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도심 환상 녹지축을 연결하는 동시에 한양도성 등 서울의 역사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당초 최신 디자인트렌드를 소개하는 디자인스트리트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건축부지 조성 과정에서 한양도성과 하도감 터 등 많은 조선시대 유구・유뮬이 발굴되면서 역사문화공원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공원은 크게 한양도성 및 이간수문(8,030㎡), 두 곳의 야외유구전시장(4,373㎡), 발굴조사과정에서 수집된 유물을 전시하는 동대문역사관(1,313㎡), 동대문운동장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대문운동장기념관(339㎡), 소규모 전시공간인 이간수문전시장(2,058㎡)과 갤러리문(400㎡)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이 시공된 이후의 전경을 보여주는 사진
출처: ddp, http://www.ddp.or.kr
<그림 5>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전경
 

지하공간을 활용한 지역상권의 연계 및 보행환경 개선

장충단로로 단절되어 있는 동·서지역의 상권을 지하공간을 활용하여 상호 연결함으로써 이 지역의 상권을 하나로 통합하였다. 또한 을지로 지하보도, 지하철 2·4·5호선 역사를 연결하는 지하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상의 열악한 보행환경을 개선하였다. 이러한 지하공간의 연계를 통하여 지하공간이 지상공간과 함께 도시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한양도성 및 하도감 유적의 발굴·보존

한양도성이 DDP 조성 부지를 통과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서울시는 기존에 추진하고 있었던 한양도성 18.6㎞ 전 구간 복원사업과 연계하여 부지 내의 성곽 복원도 함께 추진하였다. 2009년 4월, 이 지역의 성곽 복원공사가 착수되었으며 사업비는 24억 8,870만원으로 책정되었다. 한양도성 성곽복원공사는 시굴조사와 발굴조사, 복원대책수립 그리고 복원의 순서로 추진되었다. 먼저 야구장과 축구장 지역의 시굴조사를 실시하고 이후 발굴조사를 통하여 많은 유물이 발굴되었다. 이후 수립된 한양도성 유적 보존대책에 따라 현장보존을 원칙으로 추후 복원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한편, 문화유적 지표조사를 통해 훈련도감의 분영인 하도감을 포함한 관련 관청 건물지에서 조선시대 생활문화층이 확인되면서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실시되었다. 발굴된 유구는 발굴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범위에서 고증을 바탕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복원이 추진되었다. 유구이전 및 복원을 위하여 사업비 13억 7,780만원이 책정되었다.

한양도성 전 구간 복원사업과 연계한 부지 내의 성곽 복원도 함께 추진한 DDP 조성 당시의 사업 구성을 보여주는 구성도
출처: 서울시(2013),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 사업편
<그림 6> DDP 주변 역사 유적 분포도

 

사업의 중요내용

추진체계

DDP 사업의 추진을 위한 서울시의 조직체계는 설계 및 건립, 운영준비 및 홍보, 건립 후 운영부문을 중심으로 계획되었다.

① 설계 및 건립: 문화시설사업단

DDP 설계 및 건립에 대한 업무는 문화시설사업단 내 동대문디자인파크담당관이 전담하였다. 문화시설사업단은 시정 주요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대형 건축물 건립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DDP 건립을 위한 국제지명초청현상설계경기 및 토목, 건축, 설비 등 각 부문의 설계, 시공 및 감리사업을 주관하였다.

② 운영준비 및 홍보: 디자인서울총괄본부

DDP 운영준비 및 홍보를 위한 업무는 디자인서울총괄본부의 디자인기획담당관과 홍보담당관이 맡아서 진행하였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는 ‘디자인 서울’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제반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로 DDP가 서울의 디자인 육성 정책의 중심으로 기능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각종 운영준비와 홍보업무를 전담하였다.

③ 사업 후 운영: 서울디자인재단

DDP를 세계적 수준의 디자인센터로 운영하기 위하여 전문성, 효율성, 자율성, 재정자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운영주체의 설립을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2009년 3월 ‘서울디자인재단’이 출범하였다. 현재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시 디자인산업의 지원과 디자인문화 진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한편 DDP 시설의 관리・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DDP 사업의 추진을 위한 조직체계로써 설계 및 건립에는 문화시설 사업단을 중심으로 DDP 운영 준비 및 홍보에는 디자인 서울 총관본부를 중심으로 그리고 사업 후 운영은 서울 디자인 재단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출처: 서울시(2013),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 사업편
<그림 7> 사업추진체계

시민아이디어 공모

서울시는 DDP 사업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사업의 취지를 홍보하기 위하여 시민아이디어 공모를 추진하였다. 2006년 11월 공고를 내고 12월 작품접수를 받았으며 2007년 1월 심사결과를 발표하였다. 공모에는 일반부문 35명, 전문부분(법인포함) 45명이 참여하였으며 심사는 설계개념과 디자인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시민아이디어 공모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당초 경기장을 모두 철거하고 개발하는 방식을 변경하여 국내 최초의 근대식 체육시설로서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경기장의 일부 주요시설을 보전하고 동대문운동장기념관을 조성하는 내용을 DDP 계획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내용은 국제지명초청현상설계경기를 위한 공모 지침에도 반영되었다.

국제지명초청현상설계경기

2007년 2월 건축전문가들의 자문내용을 바탕으로 턴키(Turn-key)방식의 입찰방식을 지양하고 좀 더 자유로운 경쟁방식인 지명초청설계경기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는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세우는 일이었던 만큼 면밀한 검증을 거쳐 초청 작가를 선정함으로써 세계적 수준의 결과물을 얻고자 함이었다. 공모 참가의 범위도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외국의 건축가에게도 똑같은 기회를 주어 경쟁함으로써 최선의 건축디자인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국제지명초청현상설계경기는 2007년 2월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3월 심사위원 및 초청건축가를 선정한 뒤, 4월 대상 건축가를 초청하는 사업을 공고, 제안 작품을 접수하고 8월 당선작 결정 후 계획・기본・실시설계를 완료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국제지명초청현상설계경기의 설계지침에는 크게 디자인플라자 건립과 지하공간 개발, 역사문화공원 조성 방향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 당선작은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으로 결정되었다.

건축 당시 건축가를 초청하는 사업을 공고하고 제안하여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DDP의 시공이 시작되었으며 당선작은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으로 결정되어 현재의 DDP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더.
출처: 서울시(2007), 도심재창조 종합계획,
<그림 8> 국제지명초청설계경기 당선작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

CA(Construction Administration) 도입

건물 내외가 모두 곡면과 사면이 주를 이루는 DDP 설계안을 도면으로 구체화 하는 작업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DDP 설계자가 시공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자와 CA업무의 시행에 합의하였다. CA는 설계자가 건축주의 대리인으로서 건설공사가 설계도면과 시방서에 따라 적합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감독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이를 위하여 DDP 시공에 2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였다.

 

 

사업의 중요내용

체육계와의 갈등

2007년 7월 체육시민연대 주최로 동대문운동장 철거 반대 연대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를 통하여 서울시와 KBO(한국야구위원회)·대한야구협회가 체결한 동대문운동장 철거에 대한 합의사항을 비판하고 동대문운동장을 리모델링하여 시즌 중에는 경기장으로, 평소에는 시민들에게 개방된 운동장으로 이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한편 체육시민연대와 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체육계 공동대책위원회는 국회의원, 유명 선수 등과 연합하여 ‘동대문운동장 철거 반대와 보존을 위한 100인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에서 근대최초의 체육문화시설로서 동대문운동장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강조하고 리모델링을 통하여 경기장과 스포츠 박물관, 공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서울시는 이들과의 갈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체육진흥과와 서울시체육회를 주축으로 TF 팀을 구성하고 시민단체와 100인 선언문에 참여한 스포츠계 인사에 대한 설득을 진행하였다.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여러 공식・비공식 접촉을 통해 DDP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여 대체구장 건립과 시설물 일부보전, 기념관 건립 등의 해결방안을 모색하였다.

주변 상인들과의 갈등

DDP사업의 추진으로 동대문운동장 내 조성된 풍물시장의 상인 및 운동장 주변을 터전으로 생계를 꾸려왔던 주변의 노점상인, 동대문운동장 입점상인, 야구장 앞 지하상가 상인들이 이전대상이 되었다. 영업터전의 변화로 인한 생계불안으로 반발하는 상인들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해당상인들과의 일대일 면담을 통하여 각 상인 그룹들의 실정에 맞는 대안 제시로 해결방안을 모색하였다.

① 풍물시장 상인 및 노점상인과의 갈등

2003년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공사를 시작하면서 주변 노점상가에 대한 생계대책의 일환으로 동대문운동장 내 축구장에 임시로 풍물시장을 조성하였다. 2006년 9월 동대문운동장공원화사업이 발표되자 풍물시장 상인들은 청계천 복원공사 당시 약속했던 세계적인 풍물시장 조성과 이전 대책을 요구했다. 청계천 복원 당시에는 산발적으로 저항하던 풍물시장 상인들은 청계천 이주 경험을 토대로 조직화, 집단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운동장 외곽에 있던 노점상인들 또한 합세하여 생존권을 요구하며 공원화 사업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서울시는 관련 상인들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협상의 범위와 한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인들과의 1,500여 회의 만남을 통해 DDP 사업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한편 노점상의 실태와 요구사항을 면밀히 파악하였다. 한편 서울시는 상인들과의 협상완료 시기를 고려하면서 동대문풍물시장의 이전대책을 모색하였다. 2008년 4월 신설동에 서울풍물시장을 개장하면서 서울시는 노점상인과의 이전 협상을 개시하였고 이전에 동의한 상인들에 대해서는 시설현대화 지원뿐만 아니라 업종전환 창업자금 지원, 홍보 마케팅 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방안을 제시하였다.

② 동대문운동장 입점상인과의 갈등

1966년 동대문운동장이 리모델링되면서 스포츠용품 매장이 들어서기 시작하였으며 입점상인들은 서울시와의 수의계약을 통하여 영업을 유지하여 왔다. DDP 사업으로 영업장이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이들 상인들은 지금까지의 상권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대한 대가로 상가 점유권을 주장하는 한편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서울시는 상인들의 점유권 요구는 부당하며 점포명도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였다. 이에 입점상인들이 맞소송을 제기함으로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서울시는 보다 유연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였다.

먼저 협상, 협상지원, 이전지원, 법률지원 등으로 담당부서간 역할을 분담하였고 이전 대상자들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상인들의 개별 요구수준에 맞는 대안별 개별협상을 추진하는 한편, 조합대표들을 중심으로 적극 설득하여 나갔다. 그 결과, 2008년 2월 이전에 합의하게 되었고 갈등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동대문운동장 입점상인과의 갈등과정을 통하여 체계적인 공유재산 관리 및 갈등예방을 위한 사전관리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공공갈등관리를 위한 협상매뉴얼 작성 및 협상전문가 육성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③ 동대문야구장 앞 지하도상가 상인과의 갈등

DDP 사업에는 흥인문로 및 을지로 지하공간 일부를 활용하는 지하공간개발 사업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서울시에서 기존에 관리하는 동대문야구장 앞 지하도상가가 해당 사업구간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상가 철거 및 입점상인들의 이전이 불가피하였으며 지하도상가 상인들은 DDP 지하공간 내에 점포를 설치하여 임대를 승계하고 공사시행으로 인한 생계를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서울시는 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피력하고 협상을 원만하게 끌어가기 위해서 점포 명도 요구 및 임대보증금 반환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그리고 을지로입구 및 시청광장 지하도 또는 잠실권역 민간관리상가의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하며 이전을 권유했지만 상인들은 협상을 거부하였다. 거듭된 설득을 통해 최종적으로 상인들이 요구한 을지로 4구역 지하도 상가에 대체상가를 지어서 이전 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하지만 을지로 4구역 점포주와 상인회에서 이전 입점을 반대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점포의 밀도가 높아져 이용에 불편하다는 점과 스포츠의류 취급 품목이 기존 상권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하도상가를 관리하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에 상인과의 협상을 전담토록 지시하였고 ‘12시간동안 쉼 없는 마라톤 대화’ 등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이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문화재계와의 갈등

문화연대 등 여러 시민단체는 동대문운동장 자체가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철거반대운동을 전개했다. 문화재청 근대문화재위원회 위원들 역시도 일제강점기 및 해방과 분단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공간이므로 보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당시 서울시는 4대문과 4소문을 잇는 한양도성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었고, 성곽복원 사업과 동대문운동장 문화재 보존 주장은 서로 상충하고 있었다.

서울시는 거듭된 논의를 통해 한양도성 성곽을 중심으로 한 조선시대 유적은 복원으로 방향을 결정하였으며 동대문운동장은 철거하는 것으로 확정하고 문화재청을 설득하였다. 문화재청은 한 발 물러서 전체 철거를 하더라도 상징적인 부분을 일부 남기는 방안을 요청하였고 서울시 역시 그 의견을 수용하였다. 일부 보존 방침에 따라 축구장 북측 조명탑 2기는 기존 위치 그대로 보존되었고 동쪽 성화대는 공원 내 부지로 이전되었다. 또한 동대문운동장의 모형과 3차원 영상을 담은 전시 공간을 DDP 내에 별도로 확보하도록 계획하였다. 이로써 문화재 보전의 갈등은 종결되고 동대문운동장은 철거에 들어갔다.

하지만 부지 내 한양도성의 실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복원 문제에 관해서 마찰이 발생하였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는 한양도성의 사적(史蹟)으로서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전면 발굴 후 완전 복원해야 한다고 했지만 서울시는 흔적 복원을 주장해서 의견이 상충됐다. 완전 복원은 DDP 사업의 기본 틀을 바꿔야 하는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DDP 사업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기 위해 문화재위원들을 만나 이해를 구했고 논의 끝에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유적 보존을 위한 3가지 방침에 합의하였다. 먼저 기저부가 확인된 한양도성 성곽과 이간수문은 최소한의 응급복구처리만 하고 그대로 현장에 보존하는 한편, 하도감 터를 비롯한 주요 건물터는 성곽 동측에 유적공원(유구전시장)을 조성하여 이전·보존하기로 했다. 그리고 야구장부지의 하도감 터는 DDP 본 건물 지하 광장에 일부를 보존하기로 합의하였다. 서울시는 공원의 명칭 또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으로 변경하여 공원의 성격을 변경・제시함으로써 문화재청의 공감을 얻어냈다. 문화재 보존과 DDP사업 추진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조화롭게 극복한 것이다.
 

사업의 중요내용

긍정적 성과

① 디자인・창조산업 활성화

서울시는 2014년 3월 DDP 개관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하였다. 이 행사를 통하여 신진 디자이너들은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정상급 디자이너들은 경쟁력 향상과 다양한 국내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국내 패션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향후 합동패션쇼, 패션박람회 등의 패션 관련 행사를 DDP에서 지속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동대문상권을 활성화하고 이 지역 상권의 매출 신장에 기여할 것이다.

 

② 관광활성화

DDP 개관 이후 유동인구는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향후 국내를 찾는 해외 관광객 중 절반 이상이 동대문 지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DP와 그 주변지역의 유동인구의 증가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8,817억원에 달하고 5,129명의 고용유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또 동대문 인근지역 상권에 미치는 생산 증대 효과도 약 2,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③ 갈등관리

DDP 사업 발표 후 동대문운동장지역의 공간재편에 대하여 이해 당사자들은 각자의 이해, 정체성, 실익에 따라 반대 의견을 표출하였다. 갈등을 빚은 조직은 체육계, 풍물시장 상인을 포함한 주변 노점 및 입점상인, 문화계 등으로 다양했고 동대문운동장 철거에서부터 완공까지 지속적으로 마찰이 일어났다. 갈등은 DDP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기 때문에 서울시는 적절한 협의 체제를 구성・운영하였다.

DDP 사업을 통해 나타난 공공갈등 양상은 시민 참여의 확대로 다수와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공공정책이 당면한 주요과제로 인식되었다. 지금까지의 갈등관리 정책은 분쟁이 발생한 이후 사태를 파악하고 협상을 추진하는 것이었으나, DDP 사업 추진과정에서 이런 방식으로는 효율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갈등관리는 사후 대책보다 사전 예방에 주력하여 꾸준히 관리하고 미연에 갈등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인지하였다. DDP 사업은 공공사업을 위한 갈등관리팀을 운영하여 공공갈등 조정에 관한 협상 노하우를 기록으로 남기고 협상전문가를 육성하는 등 공공갈등 관리 시스템 구축을 해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④ 도시계획·설계 패러다임의 변화

DDP 사업은 DDP 운영준비위원회, DDP 기획조정단, 전문가 창의공정, 전문가 자문회의 등의 민관협력과정을 통하여 추진되었다. 또한 시민의견이 청책워크숍, 아이디어공모를 통하여 적극적으로 수렵되었다. 동대문 상인을 포함한 다양한 단체들과 기관의 참여 및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하여 추진된 DDP 사업은 도시계획·설계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사례가 되었다.

한편 공공사업에 지명초청설계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하여 공공건축의 질을 업그레이드시켰음은 물론 사업의 시작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전체의 공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CA(Construction Administration)과 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ent) 등의 새로운 관리방법을 공공부문에 적용함으로써 공공발주 건물의 표준 업무시스템 구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결과제

① 동대문 상권 활성화

지역재래산업 종사자들은 DDP에 동대문 지역의 산업을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함을 지적하고 있다. DDP를 중심으로 젊은 디자이너와 평화시장, 창신동 봉제기술자를 결합시켜 동대문 지역을 세계적인 패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취지와는 다르게 현재는 서울 패션위크를 제외하고 패션과 관련되는 프로그램은 운영되지 않고 전시회 등 볼거리 위주로만 운영되는 실정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동대문 상권을 살리는 동시에 동대문 지역을 디자인 메카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목표는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014년은 DDP 개관 첫해로 주변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연계 프로그램이 미흡하였으나, 2015년부터는 주변상권과 연계한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 DDP를 주변 관광・역사 자원과 연계하는 투어 프로그램, 주변 봉제업체들의 자투리 섬유와 가죽 등을 재활용(업사이클링)하여 디자인과 결합시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동대문 상권 활성화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② 역사성과 지역성의 보존 및 창조

DDP의 건축적인 완성도는 높지만 동대문 지역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매몰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동대문운동장터가 지닌 장소와 역사에 대한 기억은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의 내 작은 기념관 속에 갇혀 있고 일부 유물과 일화 등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다. 또한 DDP 건물에 가려져 있는 서울성곽은 완전 복원되지 않았고 성곽 안쪽에 있었던 하도감을 성곽 밖으로 이전 시키는 등 역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DDP의 탄생 과정에서 부지의 과거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기는 어려웠겠으나, 부지의 역사적 기억들을 전승하기 위해 조성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동대문역사관, 동대문운동장기념관, 한양도성의 일부인 이간수문, 유구전시장 등의 효율적 운영・관리를 통해 역사성과 지역성을 최대한 보존할 필요가 있다. 한편, 디자인・창조산업의 세계적 발신지로서 DDP만의 고유 콘텐츠를 개발하고 동대문 주변 지역과 상생하는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DDP의 새롭고 역동적인 역사를 창조해 나아가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③ 공익성과 수익성의 합리적 균형

2014년 3월 개관 이후, DDP 운영주체인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재정자립도 제고를 위해 2010년 DDP 운영계획을 기준으로 예상하였던 재정수입을 192억원에서 32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지출은 398억원에서 321억원으로 하향 조정하였다. 또한 재정자립 능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서울디자인재단은 기존의 조직을 개관 준비와 시설구축 중심에서 운영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임대·대관·관람 등의 기반사업 이외에 브랜드 사업·플레이스 마케팅·광고 등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자립을 위한 수익성 확보 위주의 운영은 DDP의 공공적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공익성과 수익성의 형평문제는 향후 DDP 운영의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개관 이후 재정자립도 제고를 위해 임대, 대관, 기획전시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 운영 중이다. DDP 운영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재정자립 능력의 강화는 필요하나, 시민들에게 창조적 경험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공익성과 창의적인 콘텐츠・프로그램의 개발・운영을 바탕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익성 사이에 합리적 균형을 잡아가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검토가 요구된다.
 

참고문헌

  • (2013),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 사업편
  • (2013),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 시공편
  • (2008),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 파크(DDP) 건립을 위한 연구 (종합계획: 기본구상 및 운영프로그램 개발)
  • (2007), 도심재창조 종합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