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_Cities Today] 시민들의 챔피언, 박원순 서울시장
시민들의 챔피언, 박원순 서울시장
보도일자 2017. 2. 24 (금) 저자 :스티브 하워가
2011년 서울시장직에 취임하기 전 박원순은 한동안 대구지검에서 검사를 지낸 후 주로 NGO에서 활동했다. 참여연대(모토: 시민의 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 사무처장 및 아름다운재단(미션: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위해 나눔을 실천하자) 상임이사를 지낸 경력을 통해 서구에서 바람을 일으킨 포퓰리스트적 민족주의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정치적 아웃사이더 박원순은 모습을 드러냈다.
12월,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과의 관계를 둘러싼 스캔들에 뒤이어 대한민국 국회는 한국의 라스푸틴 같은 부패와 사이비 종교적 행 및 삼성 부회장 구속을 낳은 불법 영향력 행사 등의 혐의로 박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박원순은 유력한 주자는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박원순의 출마를 기대하는 중에, 갑작스러운 스캔들로 인해 박원순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보다는 국민이다.
박원순은 “대통령은 한 개인의 바람으로 이뤄지는 자리가 아니며 대중이 원해야 하는 것”이며 “대권을 언급하기 이전에, 먼저 국민의 요구와 시대의 비전 같은 소명이 저를 향해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역사
박시장은 정당과의 관계가 약해서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일할 수 있다. 박시장은 지금과 유사한 반체제 분위기가 감돌았던 2011년 무소속 후보로 서울시장에 당선되었다. 취임 후 박시장은 즉시 그의 최대 역점사업인 ‘공유도시, 서울’ 이니셔티브에 착수했다.
현재 공유도시 서울은 도로나 공원 등 공공재에 대한 ‘1차 공유’의 단계를 넘어 정보와 지식, 재능까지 공유하는 ‘2차 공유’ 단계로 진입하는 중이다. 박시장은 “공유의 문화를 일상의 영역으로 확대,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협력적 소비라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안착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도시관리, 운영까지도 공유의 관점에서 접근,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과 제도를 마련 중이다. ‘공유주택 건축 가이드라인’, ‘무인자동차를 활용한 공유교통 활성화 대책’ 등이 그 대표적 예이다.
박시장은 “특히, 공유는 지금 전 세계적 화두이자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덧붙이며 “저 성장과 자원고갈,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자본주의가 가진 다양한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부상한 지금공유를 통한 자원의 효율적 사용, 인간과 인간의 연결을 통한 공동체 복원은 지속가능한 도시, 국가 발전의 필수 요소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공유를 실천하는 선도도시라는 책임감으로 공유의 영역을 ‘도시 내 공유’에서 ‘도시 간 공유’로 확장, 공유도시의 성과와 가치를 세계와 공유해 가고 있다. 박시장의 협치 중시는 공유서울이라는 브랜드 강조 및 홍보에 그치지 않는다. 얼마 되지 않은 지난 9월, 박시장은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총회에 참여했고 11 월에는 공유서울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또한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참가했고,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1,500개의 도시 및 지방정부의 네트워크인 이클레이(ICLEI)의 회장직을 맡았다.
서울시의 지속가능성을 향한 여정, 특히 탄소배출 부문의 여정에서 박시장은 신중하고 실용적인 모습을 보인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는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경우 에너지 소비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대도시임을 인지, ‘지역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10%까지 높이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가장 성공적인 이니셔티브는 2015년 출범한 에너지복지 민관협력 사업이다. 박시장은 “에너지복지는 모두를 위한 기본권”이라고 설명하며 “저소득층의 경우, 필수적인 에너지조차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서울시는 에너지복지는 공공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전 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전제 하에 민관협력사업을 전개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은 에너지빈곤에 대처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34개 기업 및 1,800여 명의 시민들로부터 50만 810달러를 조달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서울시는 17개의 시소유 건물 및 기관이 절약한 전기 5메가와트를 판매하기 위해 서울시 가상발전소를 등록했다. 연간 17만 8천 달러에 달하는 수익금이 에너지복지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서울에너지복지 시민기금으로 전달된다.
서울시는 1,600여 개의 아파트와 저소득 가구에 PV 파워패널을 설치해 연료비를 줄이도록 했다. 또한 2,400개의 LED 전구를 제공함으로써 수혜자들은 에너지소비 및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또한 180여 명의 저소득층 구직자들을 에너지설계사·에너지복지사로 선발해 주거지역 평가, 에너지복지지원제공, 주택에너지효율화를 맡게 하였다. 현재까지 3천여 주택이 에너지효율화되었다.
민주주의는 진행 중
2030 서울플랜의 핵심철학은 “소통과 배려가 있는 시민이 행복한 도시”다. 영어로 잘 전달이 안 될 수 있지만, 기본개념은 명확하다. 이런 철학은 온전히 시민이 주체가 되어 참여, 논의해 결정한 것으로 박시장이 만든 것이 아니다.
서울시민을 대표할 수 있는 ‘서울플랜 시민참여단’ 100명이 온라인으로 여론을 수렴하고 서울시 정부 및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서울시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었다. 박시장은 “도시화 과정에서 과도한 속도와 팽창을 추구했던 과거를 반성, 성장이라는 결과만이 아닌, 목표와 과정, 삶의 질과 행복을 중심에 놓고, 역사와 자연 등 인문학적 가치부터 공동체의 재생, 복지, 안전이 고려되었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박시장은 이러한 시민참여방법이 향후 100년을 다듬어갈 도시계획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5대 핵심이슈는 차별 없이 더불어 사는 사람중심도시, 일자리와 활력이 넘치는 글로벌 상생도시, 역사가 살아있는 즐거운 문화도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안심도시, 주거가 안정되고, 이동이 편한 주민공동체 도시다.
이런 목표는 공동체 중심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핵심가치로 보일 수 있지만 참여그룹은 해결되어야 할 핵심정책부문을 찾아내어 서울플랜의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서울시의 역사, 기업, 문화, 재정적 구역을 재배치했다.
많은 여타 도시들이 자원효율 및 순환경제계획의 여정을 더듬더듬 나아가는 동안 서울시는 분명히 얼마만큼 앞서 가는 중이다. 박시장은 서울이 고속성장을 거치는 사이 “낡으면 무조건 허물고 다시 짓는, 나에게 쓸모를 다한 물건은 무조건 쓰레기가 되는 파괴의 문화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순환경제를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선 고쳐 쓰고, 다시 쓰고, 함께 쓰는 재생과 재활용의 사회적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는 것이 첫 번째 숙제였고, 그 단적인 예가 도시재생”이라고 설명한다. 박시장은 “세입자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택과 건물을 철거하는 재개발보다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삶의 골격을 보전하는 ‘도시재생’이 시민의 삶에도, 지역 경제에도 그리고 건강한 지구의 미래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 갔다”고 말했다.
박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고 있는 이화마을과 장수마을 등이 도시재생사업의 대표적인 예라고 언급했다. 박시장의 여정은 아직 많이 남았다. 올해 하반기에 서울시는 서울재사용플라자라는 재활용의 허브를 개장할 예정인데, 그 안에 재활용전시실, 중고물품 및 업사이클 제품을 판매하는 재활용백화점을 운영해 순환경제가 우리 삶에 어떻게 보탬이 되는지 직접 체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시장이 이 여정을 계속하기 위해 시장직을 유지할 지, 국가의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할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결정에 달렸다. 박시장이 원하는 방식은 그것뿐 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