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_도시안전 및 재생] ‘범죄예방디자인’ 가산동·삼양동 등 6곳 추가 조성
서울시는 6개 각 지역의 사정을 잘 아는 주민, 자치구와의 협업으로 지역 현황을 진단·분석하고 시설물 설치 및 유지관리 계획을 세우고 프로그램을 활성화 하는 등 특성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해 적용했으며,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공동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커뮤니티 공간 ‘지킴마루’를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범죄예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애착을 갖고 주민들 간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특히 추가 조성 지역들이 이처럼 소공장 밀집지역, 외지인과의 갈등지역,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 등 범죄 취약지역들로서 시는 범죄예방디자인이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지역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주민공동체의 자생적 활동도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서울시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을 통해 기존 4곳의 범죄예방 효과를 조사한 결과, 중랑구 면목동을 제외한 3개 지역에서 112 신고 건수가 줄었으며, 면목동도 서울시 전체 평균과 비교하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적용 전(2013년)과 적용 후(2015년) 112 신고 통계와 주민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뤄졌다. 특히, 용산구 용산2가동의 경우 강도, 성폭행 같은 중요범죄가 22.1%나 감소했으며, 폭력 등 기타범죄도 12.9%나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연구 책임을 맡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준휘 박사는 “전반적으로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으로 주민들이 느끼는 범죄 불안감과 사회 기초질서 확립 부분에서 매우 긍정적 효과를 보였는데, 이는 경범죄를 방치하면 중범죄가 된다는 현상을 보았을 때 큰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타 지역과 달리 112 신고건수가 급증한 중랑구의 경우, 대상 사업지가 광범위하여 환경개선효과가 제약되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나, 오히려 주민들의 경계심이 증가되어 범죄억지력이 효과를 본 지역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중랑구는 112신고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 대비 2015년에 살인, 강도, 성폭력 등 강력범죄가 30%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가 조성한 6곳을 살펴보면, 금천구 가산동은 주택과 영세 소공장이 혼재돼 있어 야간에 인적이 드문 지역이다. 범죄예방디자인을 통해 야간에 폐쇄된 공장과 막다른길 앞에 고보조명(조명에 필름을 붙여 바닥 등에 문자를 비추는 것)을 설치하고 바닥라인을 도색하는 등 범죄의 접근을 막고자 했다. 너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던 좁은 골목길에는 선으로 연결된 LED 조명을 설치하고 걸어가는 동안 클래식 음악을 내보내 보행자에겐 심리적 안정, 범죄자에겐 심리 위축 효과를 내도록 했다. 폐가가 많아 시각적으로 무질서했던 강북구 삼양동은 유휴공간을 텃밭으로 개선, 아이들의 체험학습 공간으로 활용했다.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공·폐가는 우선 안전 가림막을 설치해 마을 게시판이나 주민 갤러리 등으로 활용하고, 향후 서울시의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해 리모델링 후 어르신, 청년 등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노원구 상계 3·4동에 설치된 게이트 시스템. 외부인이 잦은 지역에 게이트 도색, 출입금지사인, 비상부저 등으로 주민 주거지역을 보호한다. 개발이 지연되면서 노후화·슬럼화 되고, 불암산 아래 위치하고 있어 둘레길을 찾는 등산객들의 통행이 잦은 이곳은 외부인들이 길을 헤매다 주민 주거지역으로 들어가 갈등을 빚는 일을 막기 위해 ‘4단계 게이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게이트 도색, 출입금지사인, 비상부저 등으로 주민 주거지역을 보호하는 내용이다. 둘레길 로의 동선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유도 사인도 곳곳에 설치했다. 고시원 밀집지역인 동작구 노량진1동은 주민과의 갈등 요인이었던 노상흡연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뒀다. 흡연구역을 별도로 설정, 바닥도색과 표지판 등으로 안내하고 재떨이를 함께 설치해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동시에 배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여성 1인 가구 거주 비율이 높은 성북구 동선동은 옹벽과 바닥에 조명을 연속적으로 설치해 어두웠던 골목길을 밝히고, 곳곳에 설치된 안전 확성기는 버튼을 누르면 경찰이 출동하기 이전에라도 위급시 이웃에게 큰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양천구 신월3동은 중앙에 위치한 경인어린이공원에 취객이 몰리면서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잦은 민원이 발생하던 곳이다. 이곳에 트랙을 조성하고 음주공간이 됐던 벤치 대신에 운동기구, 놀이기구 등을 설치해 아이들과 주민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제 기능을 못하던 방범초소를 없애고 컨테이너박스를 활용한 ‘신월동 지킴마루’를 설치했다. 한편, 서울시는 기존에 조성됐던 4개 지역에서 주민 호응과 효과가 높았던 CCTV 및 비상벨 도색, 현관문 미러시트(외부인 침입 확인), 주차장 벽면 반사띠(필로티 주차장에 숨은 사람인지) 등은 6개 지역에 기본 아이템으로 공통 적용했다.
서울시는 올해도 5곳(서초구 반포1동, 성동구 용답동, 송파구 마천2동, 구로구 가리봉동, 중구 신당동)에 범죄예방디자인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규 조성 6곳을 포함해 조성 완료된 총 10개 사례를 사례집으로 엮어 연내 발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 범죄예방디자인 1호인 마포구 염리동 사례는 유엔해비타트, 미국 블룸버그 재단 등 외국에서도 주목했고 중앙정부와 타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해 범죄예방디자인이 국내외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며 “서울시는 범죄예방에서 나아가 고령화, 학교폭력, 인지건강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디자인을 접목하는 한 차원 높은 디자인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의 : 디자인정책과 02-2133-2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