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_기획보도] 서울 도시정책 수출 현장을 가다: 바쿠시 교통관제센터장 인터뷰
“2011년 이후 바쿠시의 차량 평균 속도가 10∼15% 이상 개선되고 교통사고도 많이 줄었습니다.”
루파트 이마노프(사진) 바쿠 교통관제센터장은 ‘서울 지능형교통시스템(Intelligent Transport System·ITS)’ 이식에 따른 변화 얘기가 나오면 흥분한다.
이마노프 센터장은 최근 바쿠에서 열렸던 유러피안 게임 스타디움 인근의 2005년과 2015년의 모습을 구글 지도를 통해 보여주며 “10년 동안 이렇게 큰 변화를 겪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SK (주)C&C가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바쿠에는 신호등 관리와 도로정보, 모니터 등 ‘교통체계’라고 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10년 만에 좁은 골목길이 8차선 대형교차로로 탈바꿈하고 교통시스템이 선진국형으로 바뀌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마노프 센터장은 “시스템 구축 시작 당시에만 해도 300㎞가 넘는 도로에 전기와 통신 설비를 하는 대공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했다”며 “가뜩이나 심각한 바쿠의 교통난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제는 관제센터에서 시시각각 교통상황을 점검하고 정체구간 해소를 위해 신호조작과 우회로 안내 등을 하고 있다”며 버스 노선 이탈, 상습 정체,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이 확 줄었다고 현재의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바쿠에는 현재 90만대가 넘는 차량이 있고 매일 숨가이트에서 10만대의 차량이 바쿠로 출퇴근한다”며 “차량 수입도 매년 10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교통상황은 더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쿠의 ‘성공’을 기반으로 숨가이트와 겐제 등 제2, 3의 도시에 같은 ITS를 도입할 예정이다. 통합징수시스템과 고속도로에도 시내도로와 동일한 교통정보 안내시스템 구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이마노프 센터장은 “바쿠를 방문하는 외국 대통령과 총리, 장관 등이 꼭 들러보는 곳이 이 교통관제시스템”이라며 “모두들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2008년 우리가 도입할 당시 이 정도의 ITS를 갖춘 곳은 7∼8곳밖에 없었다”며 “서울 ITS 도입으로 아제르바이잔 역시 상위 10위 안에 들게 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서울의 교통시스템이 들어오고 한국기업이 시스템을 완성하면서 이곳 교통관제센터에서는 한국어를 잘하는 직원은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바쿠=정진수 기자
기사 작성일: 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