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서울시 우수정책 수출할 '전담 사업단' 만든다
# 뉴질랜드 웰링턴의 교통카드 사업자인 스내퍼(Snapper)는 버스회사를 통합 운영하면서 요금징수 시스템 개선 욕구가 높아졌다. 회사가 소유한 버스는 400대. 스내퍼는 서울시의 교통카드시스템에 주목, 이를 자사 버스에 도입하길 희망했다. 서울시는 한국스마트카드사와 협력해 145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내고 서울과 동일한 교통카드시스템을 웰링턴 버스에 구축했다. 지난해 4월까지 웰링턴 버스의 요금징수액은 총 3800억원에 이른다.
서울시가 SH공사 내에 오는 10월까지 서울시의 행정을 해외에 수출할 전담조직을 만든다. 해외시장을 분석해 타깃도시를 파악하고 민간기업 지원을 돕기 위해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도 맡게 된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교통과 상수도 등 우수정책을 국내 민간기업과 연계해 해외에 수출 서울시 정책수출사업단(가칭)을 SH공사 내에 신설키로 했다. SH공사 사장직속 1단 2팀으로 구성되며, 직원은 SH공사 인력 4명과 전문가 4명, 파견직원 2명 등 총 10명이다.
기존엔 서울시가 민간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컨설팅만 진행했다면 전담조직 신설 후엔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참여해 사업수주와 계약까지 보다 적극적 역할을 맡게 된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컨설팅이나 도움을 주는 역할만 했지 지자체가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며 "시가 참여해 일을 같이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해 공기업인 SH공사에 전담조직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진출 전담조직은 2013년 박원순 서울시장의 요청사항으로 시작해 꾸준히 추진돼 왔다. 당시 기업과 연계해 실행조직을 구성하고 재원조달 방안을 검토하라는 게 박 시장의 요청사항이었다.
사업단의 목표는 서울시의 우수정책을 해외도시에 전수하고 이를 사업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또 민간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사업단의 주된 역할은 △해외시장 파악 및 타깃도시 진출 전략 수립 △타깃지역 전문가 육성 및 네트워크 구축 △사업수주 및 민간기업 자금조달 방안 마련 △사업기획과 상품화, 해외진출 실행 등이다.
사업단은 서울시와 서울연구원, 시립대, 인재개발원 등과 함께 유기적 연계 체계도 구축한다. 서울연구원과 시립대, 인재개발원 등과는 정보를 공유하고, 시는 타깃도시와 정책교류 등을 진행한다.
우수정책 수출 분야는 교통·상수도·전자정부·도시철도·도시개발 등 5가지로 잡았다. 주요 수출국은 동유럽(체코 폴란드 등)과 중남미(페루), 동남아(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아시아(인도, 싱가폴) 등이다. 시는 이미 22개국 25개 도시에 서울시의 행정시스템을 전파한 바 있다.
시는 이달 중 민간위탁심의회를 거쳐 오는 9월 서울시의회의 동의를 거쳐 10월까지 사업단을 신설하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 소요예산은 올해 3억원이며 내년 이후에는 연간 평균 20억원 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