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메뉴 열기/닫기

서울 정책아카이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정책

도시환경 개선: 고가도로 철거 사업

등록일 2015-04-02 분류 교통 글쓴이 scaadmin
작성자
고준호 연구위원
소속
서울 연구원
작성일
2015-04-02
최종수정일
2017-01-02

고가도로 철거의 배경

1970년대 들어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시작하였고 더불어 자동차 산업 또한 발전하였다. 이 시기의 주요한 교통정책 중 하나는 원활한 차량소통을 유지하는 것이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고가도로가 건설되었다. 고가도로는 주로 구도심을 중심으로 건설되었는데, 서울의 교통 패턴은 오로지 도심, 즉 사대문 안을 향했기 때문이다.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외곽순환고속도로, 내부순환로 같은 도시고속도로도 없던 시절이라 간선도로의 축이 모두 도심으로 향한 것이다. 그래서 1970~1980년대 대부분 고가도로는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강북지역의 구도심 지역에 설치되곤 하였는데 이러한 지속적인 설치로 인해 서울시에 설치된 고가도로는 무려 86개에 달했다.

그러나 고가도로 설치 후 30~40년이 지난 2000년대 들어서면서 도시의 균형적인 발전과 도로망의 변화, 교통체계의 변경 등으로 인해 고가도로는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기 힘들게 되었다. 서울에 도시고속도로 등 고기능 도로가 속속 개통되면서 도심의 교통 혼잡이 분산되었고, 도심 집중도도 자연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대문 안이라는 구도심이 쇠퇴하고 신도심인 강남 지역이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기존의 도심 중심 체계가 무너지고 구도심에 몰렸던 병목현상이 분산되자, 그동안 건설된 고가도로의 ‘과투자’ 문제도 대두되었다. 예를 들어 아현고가도로의 경우 출퇴근 시간 외에는 차량 통행량이 뚝 떨어져 ‘빈 도로’가 되기 일쑤였고 급하게 휘어진 도로의 특성상 과속에 따른 사고도 빈발했다. ‘혼잡통행료’까지 징수하며 차량의 도심 진입을 막는 판에 ‘막힘없이 도심으로 진입하게 해주는’ 고가도로는 더 이상 원활한 교통 흐름의 상징이 아니었다. 이와 함께 교통 정책 패러다임도 바뀌어 차량보다는 보행자와 대중교통을 중시하는 정책이 시행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가도로가 도시미관을 해치고 지역 간 단절을 일으켜,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는 시민들의 주장에 따라 고가도로 철거 당위성이 점점 더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서울시민들의 요구로 인해 서울시는 고가도로 철거를 검토하기 시작하였으며, 2003년 서울 도심부를 동서로 횡단하는 청계고가도로 철거를 시작으로 고가도로 철거가 적극적으로 추진되었다. 청계고가도로 철거 이후 도시 경관과 환경측면에서 고가도로 철거 효과가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났으며, 철거 전 우려했던 만큼의 교통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도심지 내에 설치되어 경관을 해치고 연식이 오래되어 도심지내의 흉물로 자리 잡은 다른 고가도로의 철거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되었다.

서울시의 비약적인 경제성장과 더불어 교통정책을 원활히하기 위해 고가도로를 건설하였는데 도시 미관을 해치고 또한 도심의 교통 혼잡이 분산되어 철거를 하기로 결심했으며 청계고가도로의 철거사업이 시작이었다.

<그림 1> 청계고가 철거 전·후

또 다른 이유로 최근 서울시의 주요 사업인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함에 있어서 고가도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중앙에 버스전용차로 이외에 최소 2개 차로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고가도로가 도로 중앙에서 시작되고 왕복4차로 이하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고가도로가 설치되어 있는 도로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조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도로가 시작되는 구간에서는 일반차량과 버스가 엉키며 교통체증이 자주 벌어지곤 한다. 또한 환경문제도 고가도로 철거에 힘을 싣는다. 대개 고가도로가 들어선 지역은 교각 때문에 주위 상권이 붕괴되고 슬럼화까지 진행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 외에도 시설물 노후화, 교통흐름 방해, 지하철 건설 공사 장애, 도시미관 악화 등의 이유로 많은 고가도로들이 철거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철거될 예정이다.

고가도로 철거의 주요내용 및 추진과정

전문가들의 연구결과, 건설 된 지 30년 이상 된 노후 고가도로가 40여 개에 이르고 기능적인 면도 떨어지는 고가도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고가도로를 짓는다고 해서 반드시 교통량이 두 배로 느는 건 아니며, 철거 후 도로 용량 자체는 줄어들지만 대중교통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자동차 대당 운송 능력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2년 전농동의 떡전고가도로 철거를 시작으로 안전성에서 심각한 위협을 받거나 경제적·환경적 가치가 떨어지는 고가도로를 단계적으로 철거하였다. 서울시는 고가도로를 철거함으로써 도시변화에 따른 인식변화와 도시경관 및 환경개선, 그리고 지역개발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한 교통소통과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교통소통에 있어 효용 가치가 다한 고가도로 철거의 대표적인 예는 청계고가도로이다. 1960년대 급증하는 도심 교통량을 흡수하기 위해 건설된 청계고가도로는 2003년 당시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과 맞물려 철거되었다. 총 연장 5km에 달했던 고가도로가 사라진 자리에는 중앙 버스차로와 편도 2차로 도로가 설치됐다. 철거 전에는 도로 용량감소에 따른 심각한 교통 정체를 우려하는 주장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 청계천 인근의 교통량이 매우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도심지 패턴 변화와 신도심 개발 등이 이어졌고 무엇보다 아예 도심 진입을 포기하는 차량이 늘면서 대중교통 위주의 도로 정책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서울시는 청계고가도로 철거와 이에 따른 교통개선대책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서울시 고가도로 철거를 수행하였다. 특히 도시경관 및 지역발전 저해 요인으로 지적되어 철거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고가도로에 대한 종합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철거했다. 서울시 고가도로 철거 내용을 요약하면 <표1>과 같다.
 

고가도로 철거개요
이름 준공시기 철거일자 철거사유
삼각지로터리고가도로 1967년 1994년 11월 지하철 6호선 공사 간섭
떡전고가도로 1977년 2002년 02월 시설물 노후화, 도심환경 개선
노량진수원지고가도로 1969년 2003년 02월 지하철 6호선 공사 간섭
원남고가도로 1969년 2003년 05월 청계천 복원 관련 교통체계 정비
청계고가도로 1969년 2003년 09월 청계천 복원
삼일고가도로 1970년 2003년 10월 연계되는 청계고가 철거
미아고가도로 1978년 2004년 02월 교통흐름 개선, 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서울역고가도로 1970년 2004년 02월 안전성 문제, 도시미관 개선
혜화고가도로 1971년 2008년 08월 중앙버스전용차로 단절
광희고가도로 1967년 2008년 11월 노후화, 교통흐름 개선
회현고가도로 1977년 2009년 09월 남산조망 확보, 교통흐름 개선
한강대교북단고가도로 1968년 2009년 09월 한강경관 개선, 교통흐름 방해
문래고가도로 1979년 2010년 08월 중앙버스전용차로 단절, 교통흐름 방해
화양고가도로 1979년 2011년 02월 노후화, 교통흐름 방해
노량진고가도로 1981년 2011년 03월 도시경관 개선
홍제고가도로 1977년 2012년 02월 중앙버스전용차로 단절, 교통흐름 방해
아현고가도로 1968년 2014년 03월 중앙버스전용차로 단절, 교통흐름 방해
약수고가도로 1984년 2014년 07월 도시미관 개선
<표 1> 연도별 서울시 고가도로 철거 내용
 고가도로 철거의 추진과정

 

서울시는 고가도로 철거 시 예상되는 교통운영상 문제점 등을 충분히 파악하고, 이에 따른 해결방안을 강구한다. 또한 교차로의 위치 및 기능, 소통상태, 유지관리비용, 주변관련계획과의 조화 등 검토항목을 선정하고, 이를 평가하여 철거 타당성 검토 및 우선순위를 선정한다.

고가도로 철거 추진과정은 고가차도들을 검토대상으로 올려놓고, 대상지 현황에 대한 조사분석에 착수한 후 문제점과 원인을 분석한다. 그리고 대안을 도출해내고 여러 시뮬레이션 평가를 거쳐 최종 개선안을 도출해내고 우선순위판단을 하게 된다.
<그림 2> 고가도로 철거 프로세스

 

고가도로 철거 프로세스
검토항목 검토내용
대분류 중분류
교통환경

대안검토
입지 및 기능적 특성 주요 도로와의 연계성, 기능적 특성(단차, 횡단, 가로소통개선)을 고려한 유지 타당성 검토
이동성 및 접근성 최적대안의 철거 전후 지정체, 속도, 대기행렬 등 개선요소의 변화 고려
도시미관

지역 활성화
경관 및 도시미관 경관 및 도시미관, 슬럼화 개선 고려
지역 활성화 주변 개발 및 활성화 가능성 고려
주변
관련계획
주변택지 개발계획 토지이용계획 및 시설, 택지개발사업 등과
조화되도록 선정
주변도로 계획 도로 및 철도의 개설과 조화되도록 선정
노후도 및
유지 관리비
노후도 설치년도에 따른 노후도 고려
유지 관리비 연간 고가도로 유지관리 비용 고려
환경 및
민원관련사항
환경 소음, 공기의 질 등 고려
민원소지 철거에 따른 민원 고려

<표 2> 고가도로 철거 검토항목

고가도로 철거 및 교통대책 사례

 

2010~2011 고가도로 철거 사례
서울시는 2010년~2011년 2년간 철거 후에도 교통 운영상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가도로 6개소를 철거하였다. 2010년에는 화양, 노량진, 문래 고가도로를, 2011년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시행과 연계되는 아현, 서대문, 홍제 고가도로를 철거하였다. 특히 화양, 노량진, 문래 고가도로는 진출입부의 병목현상 등에 따라 주변 도로에 혼잡을 야기하여 지역발전 저해 요인으로 지적되는 등 철거 민원이 계속 되어 왔다. 이들 고가도로는 철거 이후에도 주변 도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도시경관개선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래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단절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연결되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가 더욱 높아졌다. 아현, 서대문, 홍제 고가도로는 신촌로 및 통일-의주로 축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시행되는 2011년에 맞춰 철거되어 도시경관 개선과 지역발전 상승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2010~2011년 6개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주요 교통대책
서울시는 고가도로 철거에 따라 예상되는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자 인접교차로 신호 개선, 추가차로 확보, 중앙버스전용차로 연결, 버스노선 조정 등 여러 대응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였다. 2010~2011년에 추진된 6개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세부적인 주요 교통대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주요 교통대책
철거된 고가도로 교통대책
화양고가도로 인근 교차로의 신호를 변경하여 직진 교통류를 원활히 처리
(기존 직·좌 동시신호를 분리좌회전 신호로 변경)
노량진고가도로 직진 차로 및 좌회전 차로 추가 확보
문래고가도로 고가도로 철거 후 중앙버스전용차로 연결,
기존에 고가도로하부에 있던 U턴 차량들을 위해 이면도로 정비, 우회동선 확보
아현고가도로 고가도로 철거 후 중앙버스전용차로 연장,
좌회전 차로 추가 확보, 마을버스 노선 조정
서대문고가도로 기존 2중 교차로를 폐지, U턴 차로 이동
홍제고가도로 교차로 용량 증대를 위해 좌회전을 폐지하고 우회교량 설치 및
이면도로 정비, 우회동선 확보

<표 3>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주요 교통대책

 

주요성과

교통소통 개선

고가도로가 철거된 뒤 주변 교통 흐름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서울시가 원남, 미아, 혜화 고가도로 등 고가도로 철거 전후 차량 흐름을 분석한 결과 (오전시간 대), 홍제고가도로를 제외한 지역에서 차량 평균 속도가 높아지는 교통개선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도로 철거 직후에는 차량통행속도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1~2년이 지나면서 제 속도를 찾거나 또는 속도가 증가하였다. 고가도로 철거 후 교통소통 효과가 개선된 것은 기존에 설치된 고가도로를 단순히 철거한 것뿐만 아니라 접근로 확장을 통한 교차로 용량 확보, 고가도로 교각으로 인해 제약받던 교차로 기하구조 정형화, 회전차로 도류화(Channelization) 등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개선대책과 교차로 신호운영체계개선, 차로운영방법 개선, 교차로 회전 통제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개선대책이 종합적으로 시행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3>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평균통행속도 증감
고가도로를 철거함에 따라 주변의 교통 흐름이 나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주변 상가의 매출증가 및 집값 상승 등 금전적 효과

고가도로가 철거되면 주변 집값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가 고가도로 주변 공시지가를 비교해 본 결과, 대체로 고가도로 철거 주변 지역 지가 상승률은 인근 지역 전체 평균 공시지가 상승률보다 높았다. <그림4>은 서울시 4개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인근지역 공시지가를 나타낸 것으로, 고가도로 철거 시점 전·후에서 공사지가 상승률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4개 고가도로 이외에도 2002년 철거된 떡전고가도로 주변 공시지가는 2003~2004년 18%가량 상승했지만, 같은 시기 떡전교 고가도로가 포함된 동대문구 전체 평균 상승률은 5.09%에 불과하다. 또한 2004년 철거된 미아고가도로 주변도 2005~2006년 공시지가가 약 16% 올랐는데, 이는 성북구, 강북구 공시지가 상승률 6%보다 10%포인트가 높은 수치이다.

<그림 4>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주변지역 공시지가 변화
고가도로가 철거되면 주변 집값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도 고가도로 주변 공시지가를 비교해보았더니 대체적으로 철거 후 주변지역의 공시지가가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주: 빨간색 원은 고가도로 철거년도를 나타냄
자료: 서울시 내부자료

주변경관의 가치 상승

경관측면에서 볼 때 고가도로 철거 전·후의 교차로 전경을 비교해보면 고가도로 철거로 인해 교차로의 경관은 <그림5>와 같이 개방감이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의 경관만족도는 높아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5> 고가도로 철거 전/후
고가도로의 철거 전과 후를 비교해 보았을 때 고가도로 철거 이후 도시경관이 한층 좋아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고가도로의 철거 전과 후를 비교해 보았을 때 고가도로 철거 이후 도시경관이 한층 좋아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출처: 서울시 내부자료

김종혁 외 (2013)는 서울시 고가도로 철거에 따라 경관개선의 효과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에서는 서울시에서 2002년 이후 철거된 11개 고가도로를 대상으로 조건부 가치측정법(Contingent valuation method)을 적용하여 경관편익을 추정하였다. 그 결과, 고가도로를 철거하면 고가도로 개소 당 연간 63~133억 원의 편익이 발생하며, 이들 11개 전체에서는 총 1,071억 원의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산정했다.

 

한계와 향후개선 사항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경관을 저해하는 오래된 고가도로를 철거함으로써 지역주민과 해당 지점을 통과하는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하는 게 대부분이나, 교통소통에 불리하다는 전문가와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한다. 아직 고가도로 철거 효과가 사회·경제적으로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관한 명확한 연구결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토대로 추후 고가도로 철거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고가도로 철거가 교통소통 개선, 도시미관 향상 등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손실도 간과하면 안 된다. 교통정책이 보행자, 대중교통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해 가면서, 고가도로 철거는 변해가는 패러다임에 부합되는 타당한 결과이지만 그렇다고 무분별한 ‘철거 만능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 경관과 주변 상권 활성화에 따른 경제적 효과 못지않게 교통소통능력 저하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을 살펴보면, 기존 고가도로가 녹지 공간과 휴게 시설을 갖춘 도심형 고가 공원으로 탈바꿈됨으로써 인근 상권 부활, 부동산 가치 상승 등 도시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고 맨해튼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꼭 한 번 들러야 하는 관광 명소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이처럼 무조건 철거하는 것보다 도시 재생 측면에서 여러 가능성도 고려해 봐야 한다.

또한 철거 일변도의 정책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부정적 측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가도로가 철거된 인근 지역 5곳의 상권을 조사해보니, 지상의 주변상가 매출은 약 10%가 늘었으나, 지하상가는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양극화현상이 생겼다. 고가도로 철거 전에는 지하보도로 길을 횡단해야만 했으나, 이제는 지상에 횡단보도가 생기니 유동인구의 지하 유입이 끊어진 탓이다. 고가도로 주변 정비, 상권 활성화, 지역 재개발 등을 놓고 철거와 보존(활용)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참고문헌

김종혁, 김진태, 김홍길, 신복민, 2013, “서울시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경관개선 효과 편익분석 연구”, 서울도시연구 제14권 제4호
김종혁, 김홍길, 2011, “서울시의 고가차도 철거 전·후”, 도로교통 제125호
서울특별시, 2012, “서대문고가 및 아현고가차도 철거 공사 실시설계종합보고서”